전북 남원경찰서는 16일 중증장애인시설 장애인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해 부상을 입힌 혐의(장애인복지법 위반 등)로 사회복지사 조모(42)씨 등 2명을 구속했다.
또 시설 장애인들이 사회복지사들에게 폭행당한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한 원장 이모(72)씨 등 16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 등은 남원의 한 중증장애인시설에서 생활재활교사로 근무하면서 지난 2011년부터 최근까지 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조씨는 장애인이 밥을 먹지 않았다는 이유로 숟가락을 세워 머리를 찍기도 했고 탁자에 올라간 장애인의 머리채를 잡아당겨 땅바닥으로 내동댕이 치는 등 잔인한 수법으로 폭행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조씨 등에게 폭행 또는 학대당한 장애인은 시설에 거주하는 31명 중 23명이나 됐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이 시설에서 사회복지사들이 상습적으로 장애인을 학대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 3월 압수수색 등을 벌여 이들의 범행을 확인했다.
경찰에 붙잡힌 사회복지사들은 "장애인들이 말을 잘 듣지 않아 훈계차원에서 다그치기는 했지만 심하게 때리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폭행을 당한 장애인들이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시설 이동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행정기관과 협의해 장애인들을 다른 시설로 옮겨 생활하게 할 예정이다.
또 최종 수사결과에 따라 시설을 폐쇄하는 등 강력한 행정처분도 행정기관과 논의할 계획이다.
남원경찰서 박종익 수사과장은 "이번 사건은 장애인을 돌봐야 할 사회복지사들이 되레 상습적으로 장애인을 폭행하고 학대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며 "앞으로 장애인복지시설에 대한 관계기관의 철저한 점검 등 사전 예방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