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제주에서 중국인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중국인 S(33)씨가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개를 숙인 채 울먹이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제주 중국 여성 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자수한 30대 중국인 남성이 "우발적으로 돈을 뺐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범행 이전에 차량에 흉기를 준비해 놓은 점 등을 토대로 다른 동기에 의한 계획적인 범행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서귀포경찰서는 중국여성 A(23)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강도살인 및 사체유기)로 중국인 B(3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15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피살된 A씨의 신원을 확인한 후 주변인 조사를 통해 A씨의 새로운 계좌번호를 확인, A씨의 통장에서 지난해 연말 현금을 인출한 남성을 찾아 추적해 왔다.
B씨는 경찰이 용의선상에 올려놓은 인물 중 한사람으로, 경찰이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등 수사망을 좁혀오자 지난 14일 오후 1시 30분께 제주동부경찰서 삼양파출소를 찾아가 자수했다.
경찰은 자수한 B씨로부터 A씨를 살해한 경위 등에 대한 진술을 확보하고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1시 10분께 A씨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드라이브를 하던 중 외도동 인근 골목길에서 A씨를 살해했다.
B씨는 살해 동기에 대해 "말다툼으로 격분해 폭행하다가 돈을 빼앗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흉기로 위협해 직불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낸 후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또 A씨를 살해한 후 인적이 드문 곳에서 시신을 차량 트렁크에 옮겨 실었으며, 시신을 유기할 곳을 찾기 위해 3일간 차량에 시신을 실은 채 돌아다녔다고 경찰에 밝혔다.
B씨는 A씨를 살해한 다음날인 12월 31일과 올해 1월 1일과 3일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제주시내에 있는 한 은행 현금인출기를 통해 A씨의 계좌에서 총 619만원을 인출해 갔다.
하지만 이같은 B씨의 진술에 대해 경찰은 차량에 흉기를 미리 준비해 싣고 다닌 점, A씨를 6차례나 흉기로 찌르는 등 범행내용이 잔혹한 점 등을 토대로 다른 갈등 요인이 있었고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압수한 B씨의 휴대전화 통신 기록 가운데 A씨와 주고받은 사회관계망서비스(위챗) 내용 등을 면밀히 살피며 다른 범행 동기 등을 찾고 있다.
경찰은 B씨의 승용차에서 A씨의 혈흔도 찾아내는 등 범행을 입증할 증거도 속속 확보하고 있다.
한편, B씨는 지난 2005년 취업비자로 한국에 들어온 이후 2010년 한국 국적의 여성과 결혼하면서 결혼이민 비자를 받아 제주에 거주하고 있다.
그동안은 제주에서는 관광안내를 하거나 식당 주방의 요리사 일을 해왔으며, 살해된 A씨와는 지난해 10월부터 '위챗' 등을 통해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