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사고로 알려졌던 ‘울산 동구 전하동 아파트 화재 사망사고’(본보 8월24일자 6면 보도)는 사법기관의 조사 결과 부인과 내연남에 의해 치밀하게 계획된 살인사건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살인죄로 기소돼 결국 재판에 회부됐다.
울산지법은 지난 9일 살인죄로 기소된 숨진 박모(51)씨의 아내 한모(53)씨와 한씨의 내연남 최모씨(51)에 대해 첫 재판을 열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은 재판에서 “피고인들이 서로 공모해 사고 한달 전부터 치밀한 계획을 짜고 방화 살인을 저질렀다”고 기소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최씨는 “박씨에게 겁을 주기 위해 폭행을 하기로 한씨와 공모한 사실은 있지만 살인할 의도는 없었다”며 “집에 불은 지른 것은 나 혼자 결정한 단독범행”이라고 진술했다. 한씨도 “남편이 미워 폭행에 공모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씨가 집에 불을 낼 것이라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살인 공모의 증거로 “사건 한 달 전 최씨는 광주에서 한씨를 만났고, 한씨가 남편이 미워 겁을 주자고 했다. 그날 식물인간으로 만들어 버리자는 말들이 오고갔다”는 최씨의 경찰 조사 진술을 제시했다.
또 검찰은 범행 사흘 전 대포폰을 구입한 최씨가 범행 전후 수시로 한씨와 통화한 점, 한씨에게 대포폰을 구하라고 시킨 점, 범행 후 한씨가 최씨에게 타인의 명의로 500만원을 송금한 점, 박씨가 사망시 보험수령액이 5억원 가량에 이른다는 사실을 최씨가 범행 전 알고 있었다는 점 등을 살인 공모의 정황 증거로 내세웠다.
한편 지난 8월22일 새벽 0시25분께 동구 전하동 한 아파트 1층에서 불이 났다. 불은 가재도구 등 건물내부 10㎡를 태우고 17분만에 꺼졌지만, 안방에 자고 있던 박씨가 숨졌다. 경찰은 사건 초기 전기 누전이나 담배꽁초에 의한 실화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