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서북경찰서가 전남편 청부살인 사건의 전모를 공개했다. 60대여성이 "전남편을 평생 못나오는 곳에 넣어달라. 5000만 원을 주겠다"고 청부살인을 의뢰했고, 이 의뢰를 받은 30대 민간 구급차 이송업체 운영자는 일당 3명을 모아 실천에 옮겼다는 것이다. 이혼한 전남편에 대한 감정을 1년 9개월이 지나도록 정리를 못한 전부인도 참으로 딱하거니와 단돈 5000만 원에 귀중한 인명을 잔인하게 빼앗은 것이 놀랍고 참담하기만 하다. 생명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물질만능주의의 표본인 사건이라 할 만하다.
이들의 결혼생활이 어떠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다만 청부살인을 의뢰한 전부인이 결혼생활 내내 전남편이 폭력을 휘둘렀다고 진술한 게 사실이라면 이에 대한 증오심은 매우 컸을 것이다. 1년 9개월 전 이혼이 성립됐지만, 재산분할소송이 진행중이었다니 전남편에 대한 나쁜 감정과 증오심이 정리되기는커녕 더 증폭된 것으로 짐작된다. 2년 전, 30대 민간 구급차 운영자에게 전남편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도록 한 사건이 먼저 있었던 점은 이런 추정을 뒷받침한다. 그러다 청부살인 교사를 떠올렸을 테고 돈이면 다 될 것이라는 생각에 일을 맡겼을 것이다. 그래도 생명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사람을 해치면 준엄한 법의 심판을 피해갈 수 없다는 점을 다섯 사람은 이때 떠올렸어야 했다. 현장검증에서 청부살인을 한 용의자들은 뒤늦게 뼈저리게 후회하는 심경을 토해냈지만 이미 늦은 일이다. 이들 다섯 명에겐 이제 죗값을 치르는 일만이 남았을 뿐이다.
결혼생활 내내 맞고 살았다면 정서가 황폐화되고 악감정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그로 인해 이혼하고 법적 절차를 마쳤다면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을 가졌어야 했다. 그게 새출발에도 도움이 된다. 혼자 할 수 없다면 종교의 힘을 빌리든지 다른 방법의 조력을 받든지 해야 했다. 증오심과 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에 휘둘린 나머지 다섯 명이 받아들게 된 결과는 무엇인가. 물질만능주의, 생명경시 풍조에 사로잡혀 사는 현대 사회의 나쁜 단면이 떠오른 것 같아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