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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문에서 범죄 프로파일러들이 서울 신촌 10대 살인사건의 피의자들을 만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기사에는 살인사건의 피의자들이 "성장과정에서 정서적, 신체적 학대를 받았고 그 경험이 범죄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적혀 있다.
이처럼 가정폭력이나 부모로부터 제대로 된 정서적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자라나는 자녀들은 정신적 상처를 회복하지 못하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데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대체로 상대방과의 소통기술이 부족하고 피해의식과 두려움에 쌓여 나중에 오히려 가해자로 전락한다. 요즘의 학교폭력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집안에서 가정폭력에 계속 노출된 아이가 학교에 가서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그 화를 분출시켜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2일부터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현장에 출입, 조사할 수 있도록 법률이 개정돼 시행되고 있다. 여기엔 가정폭력이 더 이상 가정 내의 일이 아니고 사회적 범죄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가정폭력은 가족 간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당사자가 주로 폭력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은밀하게 이루어져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으며, 한번 발생하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서 점차 심화되어 가는 특성이 있다.
여성가족부가 2010년에 가정폭력 실태조사를 했는데, 1년간 65세 미만 부부 사이에 신체적 폭력이 6가구당 1가구(16.7%)가 발생했다. 또 피해자의 48.2%가 가정폭력을 10년 이상 경험하고 있어 가정폭력의 평균 지속기간이 11년 2개월로 나타나고 있었으며, 가정폭력을 가정 내 문제로 생각하고 있는 비율이 51.1%에 달했다.
사람들은 보통 가정폭력을 단순한 부부싸움 정도로 생각하고 주위에서도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 있다. 부부폭력 피해를 경험한 여성 중 67.2%는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도움을 요청한 경우에도 가족과 친척으로 한정되고 있다. 여성긴급전화 1366번이나 전국의 가정폭력 상담소 같은 지원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한번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가정폭력이라고 하면 신체적인 폭력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정의)에 따르면, 가정폭력이라 함은 가정구성원사이의 신체적, 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신적 폭력이라 함은 모욕적인 이야기를 해서 기분을 상하게 하는 행위나 대화를 하지 않고 무시하거나 무관심과 방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경제적 폭력은 생활비를 주지 않는 행위, 용돈을 주지 않는 행위,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는 행위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신체적 폭력보다 정신적 폭력이 더 나쁜 것은 정서적 학대를 겪고 자란 자녀들이 그 동안 부모와의 충분한 교감이 없었기 때문에 성장 후 상대방과의 소통과 대화가 어려워 제2의 폭력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폭력은 가족해체나 살인과 같은 극단적인 사건을 낳는다. 가정 내에서 폭력을 겪고 보고 자란 자녀나 가정구성원에게 대물림 되고 학교폭력, 사회폭력으로 비화되기도 한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건강한 가정은 우리 가족 모두의 포근한 안식처이며 우리 사회의 기초이자 근간이다. 그래서 가정폭력은 우리세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본다.
이제부터는 피해자, 가해자, 주위 사람 모두가 가정폭력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고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 피해자는 반드시 주위에 알려 도움을 받도록 하고, 가해자도 폭력을 휘두르면 처벌받는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주위 사람들은 가정폭력을 알게 되면 적극적으로 신고해야 가정폭력을 막을 수 있다. 우리의 아이들과 가족 모두는 가정폭력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