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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우리 안의 폭력’] “처신 잘 못해서”… 피해자 책임론 원인
조회 : 18,075
2012.06.13 18:07
[심층기획 ‘우리 안의 폭력’] “처신 잘 못해서”… 피해자 책임론 원인<세계일보>

성폭력범죄 피해자는 두번 운다. 범죄의 직접적인 피해뿐 아니라 사건 이후 생계곤란, 주변의 오해, 언론의 오보 등으로 2차, 3차 피해를 입는다. 피해자 인권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아직도 후유증에 시달리는 피해자가 많다.

성폭력 피해도 마찬가지다. ‘성폭력 2차 피해’는 주로 사건이 일어난 이후 관련 소문과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발생한다. 사회가 가하는 정신적 폭력으로 성폭력 피해자는 상처가 치유되기는커녕 사회 복귀 의지를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 전문가
    들은 “성폭력은 특별한 범죄이자 피해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그릇된 통념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과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피해자 책임론’은 잘못된 인식의 대표적 유형이다.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 서경남 국장은 “피해자가 처신을 잘했으면 성폭력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인식이 2차 피해를 낳는다”고 말했다. 성폭력 피해자는 다른 범죄 피해자와 달리 ‘옷을 야하게 입었다’, ‘밤늦게 돌아다녔다’, ‘술을 취할 때까지 마셨다’는 등 품행을 지적받는다는 것이다.

    김재엽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장은 “절도·강도 피해자는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성폭력 피해자는 폭력의 한 원인 제공자로 보는 인식은 매우 기형적”이라고 지적했다.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온정적인 시선도 문제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이사는 “일반적으로 성폭력 가해자라고 하면 김길태·조두순 같은 흉악범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며 “여성들조차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가족·친지 등 가까운 관계인 경우 ‘설마’, ‘그럴 리 없다’며 감싸게 되는 이중잣대를 적용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성폭력은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해 생기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가정과 학교에서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소양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상대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까지도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에서 개선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며 “음담패설이 일상화돼 있고, 성폭력 가해자가 고소당하면 운이 나쁘다고 여기는 사회 분위기에서는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사회복지 차원에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김 원장은 “가정과 학교, 직장 생활에 전문지식을 가진 이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해 각종 장애요인을 제거하면서 피해자가 다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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