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피해자 정신적 회복을 위한 제언
▲ 오정숙 울산가족문화센터 팀장
세월 호 사건이 일어난 지 한 달이 훌쩍 지났다. 많은 승객들이 허무하게 변을 당하였고 순수한 어린 학생들이 너무 많이 가버려서 가슴이 아팠다. 배가 기울어지고 있는 몇 시간동안 피해자를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위기에 대처해야 할 책임자들은 자기 살길을 찾기에 급급하여 허무한 시간을 보내 버리고 큰 피해를 자아낸 상황들을 보면서 우리 모두는 분노했다. 온 국민이 내 일 같이 슬퍼하였고 한마음으로 아파하였다.
애도하는 마음이 깊다보니 연례행사인 축제도 하지 않고, 여행도 취소하고, 회식도 유흥도 모두 자제하는 분위기가 되어 나라 경제가 침체되었고 국민 모두가 우울증에 걸릴 것 같이 힘들었다. 대통령은 몇 번의 사과를 했고, 잘못된 관행을 차단하고 제도를 개선하고자하는 여러 가지 대책 안 들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모든 것들이 만족스럽지 않은 듯 종편방송에서는 지금도 잘잘못을 가리고 책임론을 들먹이고 있다. 당연히 책임자에 대한 문책이 있어야 하며 앞으로 그런일들이 생기지 않도록 올바른 제도가 정착되기에 노력 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보면서 여태까지는 관심이 없던 여러 가지를 알게 되었다. 우리가 생각 없이 타고 다니던 여객선의 나이라든지 관리체계에서 보험까지 알게 되었고, 구원파라는 종교 단체의 실상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 중에 필자에게 특별한 감각으로 다가오는 내용은 국가나 언론에서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 그리고 유족들에 대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심각성을 인정하여 치료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여론화 한 것이다. 피해 현장에 정신과 의사나 심리치료사를 파견하여 도움을 주고자 했다. 비록 그들이 지금 당장 치료를 받을 마음이 들지 않았다 하더라도 지금까지의 피해자 지원에서 한 차원 높아진 지원을 하겠다는 의도였으므로 높이 평가하고 싶은 부분이다. 대구지하철 사건이나 그동안 일어났던 많은 사건에서도 피해자들에게 꼭 필요한 지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간과되어 왔으며 사실상 겉으로 드러나는 상처를 들여다보기에도 부족했던 지원이었던 것이 현실이다.
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는 ‘신체적인 손상과 생명의 위협을 받은 사고에서 심적 외상을 받은 뒤에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번 세월호 사건과 같이 실제적인 죽음의 위협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갖는 두려움과 공포, 함께 있던 사람들이 사망하는 것을 목격한 사람들에게 스스로 도움을 주지 못한 무력함에 대한 자책 또는 죄책감등의 감정이 바탕이 되어 언어적 비언어적으로 신경증적 기분장애나 불안장애, 강박과 공포의 증세를 느끼고 있는 피해자 들이 겪는 정신적인 증세이다.
대리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직접적인 피해를 당한 당사자는 아니지만 그 현장을 직간접 경험한 자가 겪는 심리적 어려움을 말한다. 간접경험이 스트레스 장애로 나타날 때 이를 대리외상(Vicarious Trauma)이라 하는데 주로사건현장을 목격하거나 피해자를 구조한 경찰관이나 소방관, 간호사, 의사, 응급실 의료행위자, 심리치료사 등에게서 나타난다. 일반인도 반복되는 영상이나 관련 뉴스에 장시간 무차별적으로 노출되면 피해자와 같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세월호 참사의 경우 사망·실종자 가족들이 PTSD를 겪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우리 국민 모두 우울증이라는 ‘대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 PTSD를 치료하는 방법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고 지지해 주며 위로 격려해주어 두려움이나 죄책감을 빼주는 작업으로 시작 하여야 한다. 이제는 안전하다는 신념체계를 불어넣어 불안에 대한 극복을 해 나가려면 최소 3년 이상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대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아직도 찾지 못한 유해가 있고 한이 맺힌 유족들의 아픔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슬픔으로 남아 있다.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 국민 모두의 정신건강도 지켜 나가야 한다.이번 세월호 사건의 피해자에 대한 정신과 치료 지원은 범죄피해자에 대해 그동안 육체적 경제적 지원에 급급하던 지원에도 모자라던 부분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정신적 회복에 대한 지원까지 영역을 넓혀가는 내용으로 생각되어 범죄피해자 지원의 한 단계 도약으로 보아 참으로 반가운 일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