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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희생자 가족의 지금 심리상태 살인 피해자 유족들과 비슷해”
조회 : 17,748
2014.05.08 16:24
“희생자 가족의 지금 심리상태 살인 피해자 유족들과 비슷해”
 
 
ㆍ전문가 분석… 진상규명·단죄 좌절 땐 정부에 대한 불신·분노
 
세월호 침몰사고 사망자 유가족들의 심리 상태는 살인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의 경우와 흡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7일 “살인 피해 유가족들은 수사를 통해 사건의 경위가 밝혀지고 가족의 명예회복을 기대하지만 좌절될 경우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분노에 시달리게 된다”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그들과 유사한 심리상태와 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공 교수는 불신과 분노의 책임은 정부의 미흡한 초동대처에 있다고 지적했다.
 
공 교수는 “‘내 가족이 왜 죽었지’라는 궁금증을 유일하게 밝혀줄 수사기관이 상황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해주지 않고 특히 미흡한 초동수사로 재판을 통한 단죄에 실패하면 유가족들은 평생 의혹을 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월호 사고의 경우 처음에는 피해자들이 정부에 ‘살려달라’고 매달렸지만 구조작업에 실패하고 잘못된 정보가 나오면서 불신이 생겼다”며 “정부가 피해자들의 심리에 맞춰 접근하려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공 교수는 진상규명에 실패한 유가족들은 정부를 향한 불신과 분노 외에 자책감으로도 평생 고통받는다고 했다.
 
실례로 경남 의령에서 살인사건으로 삼촌을 잃은 ㄱ씨(29)는 “할아버지가 평생 자책감을 지우지 못하고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15년 전 딸을 잃은 ㄴ씨는 “스토킹 범죄 끝에 직장상사에게 살해당한 딸이 공식 수사기록에는 내연관계에 의한 치정살인으로 돼 있다”며 딸의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했으나 증거부족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자 극심하게 좌절한 상태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빈소에서도 이처럼 “내 탓”이라는 흐느낌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지난달 29일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단원고등학교 유가족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에서 “국민 여러분, 제 자식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무능한 저희 유가족들에게 더 이상 미안해하지 마시길 바란다”며 자책하는 표현을 사용했다.
 
유가족 구모씨(67)는 “내가 여기 안 살았다면 손녀가 다른 학교에 다녔을 텐데”라며 통곡했다. 구씨의 손녀 이모양(17)은 학교 인근에 사는 할머니를 자주 보기 위해 집에서 먼 단원고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 교수는 “유가족들은 재판과정과 보상 등의 절차와 잊혀지는 과정을 통해 계속 상처를 입게 될 것”이라며 “철저히 피해자 관점에서 불신을 전혀 남기지 않도록 정부가 대처하고 시민들이 사건을 잊지 않고 유가족들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보내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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