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호 감독 "청소년 범죄, 피해자 위로책을"
"청소년 가해자 개인에 대한 분노, 소모적"
[권혜림기자] 영화 '방황하는 칼날'에서 청소년 범죄를 소재로 삼은 이정호 감독이 영화의 메시지를 알렸다.
28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영화 '방황하는 칼날'의 언론·배급 시사가 열렸다. 이정호 감독과 배우 정재영·이성민·서준영이 참석했다.
이정호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정재영과 이성민이 주연을 맡은 '방황하는 칼날'은 한 순간에 딸을 잃고 살인자가 되어버린 아버지 상현(정재영 분)과 그를 잡아야만 하는 형사(이성민 분)의 추격을 그린다.
이정호 감독은 영화의 소재가 된 청소년 범죄에 대해 언급하며 "기사에 비일비재하게 (비슷한) 소식이 나올 때마다 가슴아픈 비극이라 생각한다"며 "이번에는 원작과 다르게 생각한 것이, 악행을 저지른 아이들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했다"고 알렸다.
"극단적 악에 대한 이미지를 활용해 만들었다면, 지금 어떻게 보셨는지 몰라도 굉장히 분노했을 거라고 본다"고 말을 이어간 이 감독은 "한 개인, 아이에게 분노를 느끼는 것, 그 마음으로 나가게 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소모적 느낌이라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비슷한 소재의) 여러 영화들을 보며 '요새 애들 왜 저래'라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며 "그런 느낌으로 나가는 것은 방치하는 느낌이라 생각했다. 아이들과 우리 사이의 거리감만 둘 뿐 들여다보지 못하는 것이라 봤다"고 말했다.
또한 이정호 감독은 "영화의 근본적인 개념, 형사로서 딜레마를 내세웠다"며 극 중 이성민이 연기한 억관 캐릭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피해자들이 참아야만 하는 강력범죄 현실에 대해 극 중 억관이 포기한 듯 읊조리는 장면 역시 영화에 등장한다.
이정호 감독은 "청소년 범죄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 법 자체가 성인들의 형량도 낮은 편인데 청소년 범죄를 더 심하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근본적인 토론과 논의가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억관의 대사는) 피해자 가족에 대한 배려가 여전히 한국에서는 약하다는 것을 뜻하는 표면적인 대사였다"며 "가해자 처벌 수위에 대해 신중히 고려해야 하지만 피해자에 대한 위로, 배려 같은 것이 법적으로도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알렸다.
영화는 일본 유명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오는 4월10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