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녹화물로 진실파악 가능"
성폭력 범죄 피해 아동·청소년이 직접 법정에 출석하지 않아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촬영된 진술 영상만 있다면 증거 능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성폭력 범죄 피해 아동·청소년의 진술 영상을 법적 증거로 인정하는 '구(舊)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의2 제5항'이 6(합헌) 대 3(위헌)의 의견으로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이 법률 조항이 피고인의 반대 신문권을 일정 부분 제한하더라도 성폭력 피해 아동 보호라는 공익성이 더 크기 때문에, 헌법상 비례의 원칙에 따라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아동의 진술은 기억과 인지능력의 한계로 왜곡될 가능성이 큰 만큼, 사건 초기 생생한 진술을 그대로 보존하는 영상 녹화물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에도 효과적이고 피고인에게 불리하다고 볼 수만도 없다"고 설명했다.
8세와 9세 아동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은 50대 남성 A씨는 지난 2011년 5월 '피해 아동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지지 않아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은 피고인의 형사절차상 권리 보장과 성폭력 범죄 피해 아동 보호 사이 조화를 도모한 것일 뿐, 피고인의 방어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합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