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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가해자와 계속 이웃해야 하나요”…있으나 마나 한 범죄 피해자 주거지원
조회 : 17,813
2013.12.12 10:51



“가해자와 계속 이웃해야 하나요”…있으나 마나 한 범죄 피해자 주거지원

경찰 단계선 신청조차 안 돼…

추천 요건도 지나치게 까다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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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고등학교에 올라가는 A양(15·서울 양천구)의 아버지는 최근 큰 충격에 빠졌다. 딸 A양이 지난해부터 상습적인 성폭행에 시달려 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 


A양에게 끔찍한 짓을 저지른 가해자가 바로 앞집에 살고 있는 소꿉친구 B군(15)이라는 사실은 A양 아버지를 더욱 큰 충격에 빠뜨렸다. 


딸을 성폭행한 가해자가 앞집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었던 A양 아버지는 주거지를 옮기기 위해 ‘범죄 피해자 주거이전’을 신청했다. 그러나 A양 아버지의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범죄 피해자의 피해 극복과 2차 피해 예방을 위한 주거지원 정책이 피해자들에게 지나치게 높은 문턱을 만들고 있어 논란이 일고있다. 


주거지원 대상이 협소한데다 절차도 까다로워 사실상 주거지원을 포기하는 피해자들이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미디로 범죄 피해자 보호장치가 허술한 것.  


11일 법무부에 따르면 범죄 피해자에 대한 주거지원 정책이 시행된 2010년 8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실제로 피해자가 주거지원 혜택을 누린 건수는 총 52건에 불과하다. 


법무부가 주거지원 대상으로 국토해양부에 추천한 건수 총 114건 중 절반 이상이 실질적인 주거지원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법무부의 범죄 피해자 주거지원은 △검찰 기소·법원 판결을 통한 피해사실 확정 △검찰 범죄피해자구조심의회 심사 △법무부를 상대로 한 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추천 △국토해양부를 상대로 한 법무부장관의 추천 총 4단계로 이뤄져 있다. 


그러나 피해사실 확정단계부터 범죄 피해자들은 사실상 높은 문턱에 부딪치게 된다. 


피해를 입은 직후 경찰 조사 단계에서는 피해사실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A양의 경우도 피해사실을 신고한 직후 경찰 조사 단계에서 범죄 피해자 주거지원을 신청했지만 검찰의 사법처리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 처분이 있은 후에 주거지원을 신청하더라도 주거지원 대상이 되기 위한 요건 역시 지나치게 까다롭다. 


법무부에 따르면 범죄 피해자로서 주거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방화로 인해 주거가 상실됐거나 △주거지가 범죄현장 또는 인근이어서 정신적 후유증으로 거주가 곤란하거나 △보복범죄 및 추가 범죄의 우려가 있어 주거지에서 계속 거주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보복 범죄 및 추가 범죄의 우려는 입증이 어려운데다 일단 심의회가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해 추천 결정을 내리더라도 법무부가 이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또 한 번 검토 절차를 거치고 LH공사가 이 중에서 다시 최종 대상자를 선정하는 등 이후 절차가 간단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주거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후 주택을 구하는 일도 문제다. 법무부는 주거지원을 위한 전세금 지원 한도를 수도권 7500만원, 광역시 5500만원, 기타 시·군 4500만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의 경우 7500만원으로는 사실상 4인가족이 살 수 있는 수준의 주택을 전세로 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피해자가 추가비용을 직접 부담할 경우 상한비용의 1.5배 수준인 1억1250만원 선의 전세계약을 맺을 수 있지만 추가비용 부담도 만만찮다. 


게다가 전세임대의 경우 LH공사가 집주인과 전세계약을 하지만 계약 대상인 주택을 범죄피해자가 직접 구해 와야 하는 부담도 있다.


LH공사가 직접 보유한 주택을 임대하는 매입임대의 경우에는 확보된 주택과 피해자가 거주를 희망하는 지역이 맞지 않아 피해자가 입주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전세임대의 경우 본인이 입주 희망 주택을 물색하는 데 시간이 걸려 실제 입주가 지연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정률의 손정혜 변호사는 이와 관련 “A양 사례처럼 청소년이 가해자인 사건은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되고 향후 처분 결과를 피해자가 알 수 없다”며 “이 경우 주거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피해자는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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