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지나도 범죄 피해를 입었거나 목격한 경험은 잊히지 않고 마음의 상처로 남아있습니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꼭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최근 만난 부산스마일센터 정도운(43·부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교수) 센터장은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최고 시설 갖추고 무료 운영
시민들 적극적인 이용 당부
그는 법무부가 부산백병원에 위탁해 운영하는 범죄피해자 지원센터인 부산스마일센터 설립에서부터 초기 운영까지 대부분의 업무를 도맡아 왔다. 그래서 24일 개관 1주년을 맞는 것이 더욱 남다르다.
스마일센터는 살인, 성폭행, 강도, 폭행 등 강력범죄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무료로 정신적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서울 송파구에 이어 부산 금정구 구서동에 전국 두 번째로 문을 열었다.
이미 부산에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부산 해바라기여성·아동센터, 부산 여성·학교폭력 원스톱 지원센터가 있지만 이들 기관과는 조금 다른 면이 있다.
피해자 본인을 중심으로 상담, 심리치료를 도와주는 두 센터와 달리 스마일센터는 피해자 가족까지 치료와 지원의 대상으로 보고 도와주고 있다.
이를테면 가족 중 1명이 집에서 살해를 당했다면 유가족들의 피해는 정신적 충격에서 끝나지 않는다. 현장 증거 보존을 위해 집에 며칠 동안 들어가지 못해 당장 갈 곳이 없어지는데다 보통 '내가 손을 썼으면 막을 수 있었을텐데' 같은 깊은 죄책감에 오래 시달린다.
정 센터장은 "스마일센터에 가족실, 여자·남자생활실이 갖춰져 있어 최대 2주까지 지낼 수 있다"며 "가족 상담이나 개별 상담을 모두 받을 수 있어 피해자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1년간 다양한 범죄 피해자들이 스마일센터를 거쳐갔다. 수영구 공립어린이집 영아 폭행사건이 발생했을 때 스마일센터 직원이 해당 어린이집에 가서 1차 피해 조사를 했고, 학부모 일부는 센터에서 상담과 치료를 받았다.
'묻지마 폭행'을 당한 택시기사가 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다시 일터로 복귀하기도 했다.
하지만 훌륭한 시설을 갖췄음에도 아직 이용자가 많지 않은 것이 부산스마일센터의 최대 고민이다. 정 센터장은 "아직까지 정신과 치료나 심리 상담에 거부감이 많은 것 같다"며 "범죄 피해자나 가족들은 대부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데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계속해서 사건을 떠올리는 재경험을 하게 돼 반드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스마일센터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면서 "일반 병원에서 상담치료를 받으려면 비용이 많이 들지만 스마일센터는 범죄피해 사실만 증명이 되면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어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