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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페이스 점퍼 벗어" 학생갈취 10대들 입건
조회 : 16,846
2012.02.14 17:58

서울 광진경찰서 관계자가 8일 입건한 10대들이 집단적으로 학생을 협박해 갈취한 노스페이스 점퍼를 보여 주고 있다. 김주성기자 [email protected]

노스페이스 점퍼만 골라 빼앗는 10대들

"제2의 교복" 인기에 현금화 쉬운 점도 한몫

인터넷 중고 시장서 새것의 80~90%선 불티

“상태 좋은 2011년 노스페이스 ‘히말라야’ 빨간색 제품 65만원에 팝니다. ○○구 직거래 원해요”

9일 한 중고거래 인터넷 카페에는 2개월 전 69만원에 구매한 중고 점퍼를 65만원에 팔겠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전화를 걸어 “너무 비싼 것 같다. 깎아줄 수 없느냐”고 묻자 “67만원을 불러도 금세 팔리기 때문에 가격 절충은 힘들다”는 답이 돌아왔다. 같은 제품을 60만원에 올린 게시물에 적힌 연락처로 다시 물어보니 “이미 팔렸다”고 했다.

최근 10대 청소년들 사이에 노스페이스(노페) 점퍼를 골라 갈취하는 범죄가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제2의 교복이라 불릴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고가인 이들 제품이 현금화가 용이하다는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6일 노페 점퍼만 14벌을 빼앗았다가 검거된 중학교 자퇴생 등 10여명은 이 점퍼들을 인터넷 중고시장이나 후배들에게 팔아 유흥비로 썼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학생들은 “2011년 상품은 품절돼 인터넷 중고시장에 올려 놓기만 해도 나갔다”고 진술했다. 이들을 조사했던 부천 원미경찰서 관계자는 “중학생들이 가진 현금은 많아야 1만~2만원이고 힘들게 수 십 명에게서 돈을 뜯느니 노페 한 벌을 빼앗아 파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는 걸 애들이 잘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확인결과 온라인 중고 시장에서 이들 제품은 활발히 거래되고 있었다. 가입자만 860만명이 넘는 한 인터넷 중고물품 거래 카페 ‘중고나라’에는 노페 점퍼를 판매한다는 내용의 글이 9일 하루에만 수천여건 올라와 있었다. 이 중 최고가인 히말라야제품을 판매한다는 글만 300여건. 대부분 새 제품의 80~90%에 달하는 높은 가격이었지만 금세 거래가 성사됐다. 구매 2~3개월 된 중고 제품을 기준으로 정가 32만원인 ‘패딩 800’제품은 25만원 내외, 47만원인 ‘써밋’은 40만원 선에서 거래되었으며 65만원인 ‘에베레스트’는 50만원대에서 팔렸다. 특히 판매점 정가 69만원인 히말라야의 경우 중고가가 65만~67만원을 호가했으며 2010년 제품도 5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었다.

특히 학생들 사이에 ‘일진 점퍼’로 불리는 히말라야가 중고시장에서 비싼 이유는 전문점에서도 재고가 동나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9일 하루 동안 10개 전문매장에 문의한 결과 10곳 모두“‘히말라야’ 등 일부 인기 상품은 지난해 말 이미 물량이 동났다”고 답했다. 그러니 중고시장에서는 금붙이만큼이나 환금성이 좋았다. 

학교를 중퇴한 후 어울려 다니며 또래 학생들에게 고가의 노페 점퍼 등을 빼앗아오다 8일 서울 광진경찰서에 붙잡힌 박모(17)군 등 20명이 유독 노페 히말라야빨간색 점퍼를 주요 범죄대상으로 지목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경찰 관계자는 “박 군 등이 중고 물품 판매 사이트를 통해 이 제품을 수 차례 교환ㆍ매매한 정황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히말라야 같은 초고가의 노페 점퍼를 입고 다니는 학생들은 잘 사는 집일 가능성이 높고, 보복 등을 두려워해 빼앗겨도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오성삼 건국대 교육학 교수는 “과거에도 나이키 리복 같은 운동화가 유행하면서 이를 뺏고 또 훔쳐 신는 등의 일이 있었지만 청소년 사이의 노스페이스 열풍은 부작용의 정도가 심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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