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류용환 기자 = 최근 들어 교내 화장실 물내림 손잡이(일명 플렉시블) 도난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대학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15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서울 A대학 화장실에서 양변기 손잡이를 떼어가는 절도범이 등장해 현재까지 300만원 상당의 피해를 보았다.
이 같은 절도사건은 A대는 물론이고 S대, K대 등 서울 북부지역의 인근 대학에서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학교 측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절도범은 남자화장실에 침입해 변기에 달린 물내림 손잡이를 떼어낸 후 시설관리 직원이 확인하지 못하도록 칸막이 문을 밖에서 잠그고 사라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 건물 전체 층의 화장실에서 시간차를 두고 훔치는 한편 화장실 한 곳에서 플렉시블 1개만 빼돌리는 치밀함도 보였다.
‘플렉시블’은 개당 10만원으로, 중고로 판매할 경우 1만~1만5000원에 거래된다.
또한 스테인리스강 재질이기 때문에 고철로 판매할 경우 kg당 1400~1500원에 거래돼 철(310~320원)보다 4배가량 비싸다.
범인이 집중적으로 훔치는 ‘플렉시블’은 고장이 잦아 탈부착이 쉽다.
이 때문에 드라이버와 스패너만 있으면 분해가 가능하고 부피가 크지 않아 가방 안에 넣어 나오기도 용이하다
A대 관계자는 “금전적인 부분보다 수리 등을 이유로 시간적 손해와 학생들의 불편함이 크다. 대학가를 돌며 일정 주기로 이 같은 범행을 하고 있어 지능범 같다. 처음에는 황당했지만 절도가 잦다 보니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에도 서울의 또 다른 S대학 역시 비슷한 수법의 절도범이 돌아다녀 경고문을 부착한 바 있다.
S대 관계자는 “무슨 이유에서 훔쳐가는지 모르겠지만 학생들이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해 불편을 겪었다”라고 말했다.
A대 측은 이 절도범을 잡기 위해 1시간 간격으로 건물 내 화장실을 순찰하고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해 범인 색출을 시도했지만 학생들의 왕래가 잦은 강의실, 동아리방 등이 들어선 건물을 범행 장소로 삼아 절도범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외부인이 대학을 상대로 범행을 하는 ‘생계형 상습절도범’인 것으로 보인다. 여러 대학을 지속적으로 냉각기를 가지며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르는 것은 이 분야을 잘 아는 직업군에 속한 사람인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말했다.
공 교수는 이어 “일반적으로 절도범은 스마트폰 등 고가의 물품을 훔친다. 범인은 고물을 다루거나 중고로 판매되는 루트를 알고 있을 것이다. (플렉시블을) 지능적으로 훔치는 것으로 보아 검거를 피하면서 안정적으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한 수단으로 대학을 범행 장소로 선택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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