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폭력적
미디어 장기노출 영향"
분석 … "유사사례 재발 우려"
10대
청소년이 평소 알고 지내던 1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 시신을 훼손한 사건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잔인한 범행내용을 이유로 피의자 심 모(19)군을 '사이코패스'로 단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심 군의 행동이 "사이코패스의 전형에서 벗어나 있다"며 성장환경 및
사회적 분석과 대책 마련이 더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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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행각 후 SNS에 "편안하다" = 경기 용인동부
경찰서는 10일 살인 및 사체
유기 등 혐의로 심 모(19·무직·고교 중퇴)군을 긴급체포했다.심군은 지난 8일 오후 9시쯤 용인시
기흥구 한
모텔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A(17)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범행을 숨기기 위해 공업용 커터칼로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심군은 경찰이 A양 주변 인물을 탐문하며 수사망을 좁혀오자 이날 0시 30분쯤 경찰에
자수, 긴급체포됐다. 심군은 "성폭행 당한 A양이 나가서 신고할 것이 두려워 목 졸라 살해했다"고 말했다.
심군은 범행 과정에서 자신의
SNS에 "인간에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이젠 메말라버렸다" "마지막순간까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본 당신
용기 높게 삽니다. 고맙네요 그 눈빛이 두렵지가 않다는걸 확실하게 해줘서" "오늘따라 마음이 편하다. 미움도 받겠지만 편하게 가자" 등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사건을 놓고 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일제히 비난글을 올렸다. '사형집행을 해야 하는 이유' '똑같이 당했으면 좋겠다' '완전히 사이코패스다'는 등의 댓글로 분노를 표했다.
경찰 관계자는 "심 군은 가정형편이 어렵지 않으며 부모와
음악이냐 공부냐를 놓고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자세한 성장환경은 추후에 더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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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청소년기 특성 = 전문가들은 잔혹한 범죄에 대해서는 엄벌이 당연하지만 원인 분석에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심군을 이른바 '사이코패스'로 보기엔 무리가 있으며 오히려 불안정한 청소년기의 특성이 더 많이 드러나는 만큼 비슷한 사건이 반복될 우려가 높은 사회문제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 교수는 "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아내와 딸이 가장을 살해, 시신을 췌손, 유기하거나, 평범한
노인이 부인을 살해, 훼손한 사건이 적지 않다"며 "사체훼손 행위만으로 사이코패스라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 교수는 "청소년들의 경우, 예전세대와 다르게 각종 매체를 통해 엽기적이거나 포악한 장면들을 쉽게 접하면서 정서적으로 공포감이 둔감해져 직접 그런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해서도 두려움이 약화될 수 있다" 며 "음란물에 대한 규제뿐만 아니라 폭력적인 미디어에 대한 청소년 접근도 규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 교수는 "전과가 없었다고 하지만 고교중퇴, 자살시도 등의 전력으로 미루어 가정이나 학교에서 이미 문제가 있었을 것" 이라며 "성폭행 살해까지는 우발적이었겠으나 이후 시신훼손은 그동안 접해오던 공포
영화, 엽기 매체 등의 기억이 떠오른 대로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 교수는 심 군이 자수를 한 사실에 대해 "정말 사이코패스라면 자수를 할 이유도, 죄책감, 설득도 없었을 것"이라며 "막상 범행을 한 후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심 군의 행동에 대해 "사이코패스보다는 불안정한 청소년기의 특성이 오히려 전형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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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범죄, 사회적 논의 시급 = 비슷한 사건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웅혁 건국대 (
경찰학) 교수는 "사이코패스 여부부터 따지는 것은 소수 엽기 범죄자를 사회와 유리시켜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눈감게 한다"며 심군의 성장환경 등 사회적 문제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일산 청소년 암매장 사건, 신촌 대학생 살해사건 등 이미 지난해에도 청소년들의 흉악범죄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미 이것은 어른들의 문제"라며 "4대악 척결처럼 숫자에 연연하는 행사성 정책보다 본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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