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검경·법원서 유출 사례 많아
범죄 피해자나 신고자에 대한 보복범죄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신고자 등의 개인 신상정보가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유출돼 보복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민주당 김영주 의원실이 18일 대법원에서 제출 받은 ‘보복범죄 1심 유죄 판결 현황’을 보면, 2008년 90건이던 보복범죄 유죄 판결은 2009년 109건, 지난해에는 121건으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는 3월까지 43건으로 증가세가 더 가팔라졌다.
보복범죄는 대부분 범죄 피해자의 신고에 앙심을 품은 범죄자가 해당 피해자 등에게 재차 범행을 저지르는 식으로 이뤄진다. 현행법은 보복범죄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으로 엄히 처벌하고 있다.
경향신문이 보복범죄 판결문 20여건을 분석한 결과, 범죄 피해자와 신고자의 개인정보 유출이 보복범죄의 주요 원인이 된 사례가 많다. 검찰·경찰 등의 수사과정이나, 법원의 법정 기록 등에서 피해자나 신고자의 개인정보가 범죄자에게 유출되는 것이다.
지난해 5월 길 가던 여성을 강제추행한 ㄱ씨는 경찰에 신고한 피해 여성의 전화번호를 경찰로부터 얻어내 20여 차례에 걸쳐 협박전화를 했다. 피해 여성이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것에 앙심을 품은 ㄱ씨는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싶다”며 경찰로부터 전화번호를 얻었다. 법원은 ㄱ씨에게 “죄를 인정하기는커녕 보복을 위한 협박 전화를 했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실상이 이렇지만 수사기관의 대책은 미흡하다. 수사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새어나가는 사례가 많지만 경찰은 제대로 된 ‘수사정보 유출 방지 매뉴얼’이 없다. 경찰청 감사관실이 집계한 ‘최근 5년간 피해자 정보 유출로 인한 경찰관 징계 현황’을 보면 징계를 받은 경찰관은 2명에 불과했다.
검찰과 법원이 공소장이나 법정기록에 피해자나 신고자 등의 개인 신상정보를 너무 상세히 기재하는 것도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