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신설 특채 1기 출신 임관
600명 넘게 맞춤형 상담·연계
범죄 피해자 지원 메뉴얼 제작나서
"범죄 피해자에게 희망을 주는 게 나의 임무죠."
인천부평경찰서 민원실에서 '피해자심리전문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박민정(38·여) 경사는 "범죄 피해자들의 인권 보호와 지원을 위해 앞장서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경사는 지난 2007년 신설된 피해자심리전문요원 특별채용에서 1기 출신으로 임관한 뒤 줄곧 범죄 피해자들을 만나왔다. 그동안 만난 피해자만도 600명을 넘어선다.
피해자심리전문요원의 주요 업무는 살인, 강도, 성폭력, 가정폭력 등 각종 범죄 피해자를 만나 상담을 하고, 지원계획을 세우는 한편 심리상담, 피해보상 등 각종 지원제도를 안내하고 연계해 주는 것이다.
박 경사는 "그동안 피해자는 조사 과정에서 지원과 보호의 대상이기보다는 수사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대상으로 인식되어 왔다"며 "하지만 피해자들의 심리나 범죄피해로 인해 처해진 환경을 꼼꼼히 살피는 일이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경사가 올해 3월 부평서로 발령받아 만난 피해자만 88명에 달한다. 이 중 박 경사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부인이 흉기로 남편의 손가락에 상처를 입힌 사건을 예로 들었다.
박 경사는 "부인은 알코올중독 증세가 있는 남편에게 오랫동안 가정폭력에 시달리면서 우울증을 앓게 됐다"며 "(직접적인 폭행피해는 없었지만)어린 자녀들도 오랫동안 가정폭력을 목격하면서 정서적으로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박 경사는 남편에게 알코올중독치료센터를 연결해 주고, 부인에게는 정신과 치료를 주선해 주는 등 각 가족 구성원들에게 맞춤형 상담과 지원을 했다.
박 경사가 펼쳐 온 피해자 지원활동 사항은 그의 두꺼운 다이어리에 꼼꼼하게 기록돼 있다. 그는 "범죄 피해자 지원과 관련된 현실적인 매뉴얼이 아직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례별로 가능한 지원과 정보를 기록했다가 다시 활용해야 한다"며 "이 다이어리가 하나의 피해자 지원 매뉴얼의 기초인 셈이다"고 말했다.
부평경찰서는 박 경사를 중심으로 범죄 피해자 지원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 그는 피해자 지원을 위한 노력과 경험이 매뉴얼로 제작돼 경찰관들에게 소중한 자료로 쓰이길 기대하고 있다.
/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