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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7萬 가출·중퇴생, 학교 폭력의 진원지
조회 : 18,164
2012.02.09 15:53
학교 다닐 때보다 폭력 세져 - 학교 주변에서 '생계형 폭력'… 조직원 두고 두목 행세하기도

"일단 가출하면 4~5명이 몰려다니니까 애 하나 잡아 놓고 돈 뺐는 건 일도 아니에요. 만만해 보이는 애 잡아 놓고 몇 대만 패면 바로 돈이 나와요. 그래도 이 돈으로 방값, 밥값, 담뱃값, 술값까지 쓰고 나면 빠듯해요."

지난해 9월부터 2달 동안 가출했다는 김모(18)군은 소위 학교에서 '일진'으로 통한다. 김군은 가출한 뒤 친구들과 어울려 모텔과 찜질방 등을 전전하며 생활했다. 김군은 "처음에는 나쁜 짓 하지 말자고 결심을 했지만, 가출 5일째 되는 날부터 돈이 떨어졌고 배가 고팠다"며 "먹고 살기 위해 학교나 학원 근처로 가 아이들에게 돈을 뺏는 것 말고는 할 게 없었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

지난달 10일 서울 서초 경찰서에는 키 182㎝, 몸무게 90㎏에 달하는 건장한 체격의 김모(18)군이 잡혀 왔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2학년에 다니다 중퇴한 김군은 서울 서초구의 중·고등학생 사이에선 '짱 중의 짱'으로 통했다. 김군은 학교를 중퇴한 뒤 서초구 일대를 중심으로 중·고교생 재학생과 자퇴생 등 10여명을 모아 행동대원을 두고, 그 아래 중·고생 조직원 50여명을 조직원으로 삼아 폭력조직의 두목행세를 했다.

김군은 서울 일대를 구(區) 단위로 나눠 행동대원에게 중·고생을 상대로 티셔츠, 시계, 아이패드 등을 닥치는 대로 빼앗도록 하고, 저항하면 가차없이 폭력을 휘둘렀다. 경찰은 "김군은 퇴학한 상태여서 통제할 선생님도 없었고, 빼앗은 돈으로 오피스텔을 구해 살았기 때문에 부모의 간섭도 없었다"고 말했다.

7일 전남 여수 에서는 소위 '일진' 출신의 하모(15)양 등 여중생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각각 다른 학교에서 친구들의 돈을 빼앗고 폭행하는 것으로 악명(惡名)을 떨치다 지난달 자퇴한 뒤 가출하고서 여수 미평동의 모텔에 모여 생활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하루 3만5000~4만원가량인 숙박비 등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학교 주변을 맴돌며 학생들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양 등은 지난달 25일에는 가출 전 함께 어울리던 김모(15)양을 모텔로 불러 "너도 우리와 어울리려면 가출을 해야 한다"고 강요하며 11시간 동안 모텔에 감금해 놓고 담배로 가슴과 허벅지를 지지며 마구잡이로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달 27일 빌린 돈 10만원을 갚으라는 친구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모(16)군 역시 지난해 12월 가출해 PC방을 전전하며 생활해 왔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학한 뒤 가출까지 한 청소년들이 학교 폭력의 근거지로 떠오르고 있다. 경찰청 에 따르면 가출청소년(14~19세)의 수는 2006년까지 9390명으로 1만명 이하 수준이었다. 그러나 2008년 1만5000명을 넘어선 뒤, 지난해에는 2만438명으로 급증했다. 학교생활 부적응, 품행 불량 등으로 학업을 중단한 학생 수(교육청 자료) 역시 2월 기준으로 중학생이 1만6320명, 고등학생이 3만3782명에 달한다.

문제는 학교생활 부적응으로 퇴학하면 가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이들의 행동은 교사와 부모의 통제권을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는 점이다. 생계를 유지할 길이 없는 퇴학·가출청소년들은 당장 돈 문제에 직면한다. 경찰은 이들이 가장 손쉽게 돈을 구하는 방법이 학교 주변을 맴돌며 학생들을 폭행하고 돈을 빼앗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퇴학·가출청소년이 저지르는 폭력은 '생계형 학교폭력'의 성격이 강하고, 학교에 다닐 때보다 폭력의 강도가 강해지는 성향이 있다"고 말했다.

신순갑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사무총장은 "가출·퇴학청소년이 저지르는 학교폭력도 문제지만, 이들이 원조교제에 나서거나 범죄조직에 포섭되는 등 성인폭력의 대상자로 전락한다는 점이 심각하다"며 "정부가 학교 폭력대책을 수립하면서 가출·퇴학청소년 문제를 우선순위에 두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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