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금융거래가 일반화되면서 온라인 금융사기 피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보이스피싱에서 한 단계 진화된 ‘파밍(pharming)’ 수법으로 고객 돈을 빼가는 신종 금융사기까지 발생해 고객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12월 146건의 파밍사건이 발생했으며, 피해액만도 9억6000여 만 원에 달했다. 또 최근 파밍사이트를 통해 시중은행 고객 공인인증서 461개가 유출돼 금융감독원이 일괄 폐기하기도 했다.
파밍은 보이스피싱보다 한 단계 진화된 것으로 은행 정상 사이트와 유사한 가짜 사이트를 통해 개인정보를 빼내는 수법이다. 가짜 사이트는 정상 사이트와 주소, 디자인이 같은 데다 최근 발생한 사건처럼 고객정보를 입력하면 홈페이지로 연결, 진짜 은행업무를 보는 것처럼 착각하게 돼 있어 피해자들이 쉽게 속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주부 유모(39)씨는 지난해 11월 자녀학원비를 이체하기 위해 평소처럼 인터넷에서 거래은행에 접속, 안내창에 따라 보안카드번호와 비밀번호를 입력했다가 며칠 뒤 1763만 원이 타인 계좌로 이체된 사실을 확인했다. 직장인 김모(40)씨도 같은 수법에 걸려 1000여만 원이 빠져나간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한다.
문제는 범죄꾼들이 PC 자체에 가짜 IP를 심는 탓에 현재로선 이렇다할 예방책이 없다는 점이다. 보안업체 관계자들이 보안카드의 코드번호 전체를 입력하길 요구한다면 100% 파밍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주의를 촉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용사회 첫걸음인 온라인 금융거래 관리가 이토록 허술하다면 피해는 물론 불신만 가중시킬 뿐이다. 금융감독당국은 파밍사건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온라인시스템 보완에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사법당국도 범죄꾼을 색출해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