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사형수가 두차례 저지른 ‘살인의 경험’을 소설로 출간하려 했으나 법원이 이를 제지했다. 피해자의 유족과 알고 지내던 사람들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전모씨는 20대 초반이던 1974년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1993년 모범수로 가석방됐다. 그러나 2004년 자신의 가석방 운동을 도왔던 초등학교 선배를 살해해 사형확정 판결을 받았다. 전씨는 부산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며 자신의 살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 소설 ‘어느 사형수의 독백’을 썼고, 지난해 9월 A4 221장 분량의 원고를 한 출판사에 보내려 했다. 그러나 구치소 측이 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거부하자 전씨는 구치소장을 상대로 ‘수용자 문예작품 외부발송 불허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전씨의 손을 들어줬으나 2심은 사생활 침해 우려 등을 이유로 패소 판결했다. 전씨는 “묘사 내용이 공공의 관심사와 관계없는 사적 영역이어서 구치소가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씨의 소설에는 피해자의 직업과 출신학교, 범행장소 등이 나와 있고, 살인 동기가 피해자들의 잘못에서 비롯됐다는 뉘앙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설에는 구치소를 ‘닭장’이라고 표현하는 등 수감 생활에 대한 불만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심리불속행(상고대상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해 추가 심리 없이 상고 기각)으로 전씨의 청구를 기각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