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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두 번 우는 흉악범 피해자 가족
조회 : 59,136
2012.10.31 11:07




http://news.kbs.co.kr/society/2012/10/31/2560146.html


<앵커 멘트>

올해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흉악 범죄들이 연이어 일어났었는데요.

재판이 진행되면서 이 사건들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오원춘 같은 흉악범들이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선 무기징역으로 감형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김기흥 기자, 얼마나 더 흉악범죄를 저질러야 사형이 선고되는 거냐, 이런 얘기가 나오던데, 사형제에 대한 찬반 논란도 다시 재연되는 분위기예요.

<기자 멘트>

국가가 한 사람의 생명을 법의 이름으로 박탈하는 것이 바로 사형제도데요.

그럼 만큼 예외적인 형벌로 최대한 신중히 기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게 법조계의 보편적인 시각입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며 사형제도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하지만, 소중한 가족을 잃어버린 이들은 입장이 조금 달랐습니다.

끝나지 않은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흉악범죄 피해자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8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수원 20대 여성 살인사건의 피의자, 오원춘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있었습니다.

<녹취> 오원춘 사건 피해자 남동생(음성변조) : “판결문 읽어 내려가는데, 느낌이 싸한 거예요. 사형을 주기에는 너무 형량이 무겁지 않나 그런 표현을 제가 들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거기서 (사형이) 엎어질 수도 있겠구나 싶어가지고...”

결과는 ‘무기징역’.

지난 6월 1심 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된 오원춘에 대해... 2심재판부는 ‘계획된 범행이 아니고, 교화가 가능한 점, 또 인육제공 목적의 증거가 없다’며 형량을 낮춘 겁니다.

<녹취> 오원춘 사건 피해자 남동생(음성변조) : “그때 당시에 다 정신이 없었어요. 말도 안 되는 (판결이) 나와 버리니까... 슬프고, 화가 나고 이런 거 보다도요, 어이가 없어서 박차고 나와 버렸어요. 당연히 사형을 받을 줄 알고 (있었는데...)”

지난 4월 온 국민을 경악하게 한 수원 20대 여성 살인사건...

귀가하는 여성을 납치해 감금, 살해한 것도 모자라, 엽기적으로 시신을 훼손한 오원춘에 시민들은 분노했습니다.

<녹취> 시민(음성변조) : “너무 소름끼치게 무섭기도 했지만, 저는 화가 더 많이 났던 것 같아요. 사람이라면 그런 짓을 할 수가 없죠.”

<녹취> 시민(음성변조) : “(범행) 수법도 수법이지만. 입에 떠올리는 것도 싫었어요. (사건내용) 보면서 그 부모들 생각하면 눈물이 나서 볼 수가 없었거든요.”

당시 감금당한 여성의 신고를 묵살한 경찰의 부실대응까지 밝혀지면서, 피해자 가족들의 삶은 엉망이 돼 버렸습니다.

<녹취> 오원춘 사건 피해자 남동생(음성변조) : “안 겪어본 사람은 몰라요. 정말로. 그 얘기 꺼내는 거 자체만으로도 여기가 턱 막히는 것 같아요. 제가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어머니, 아버지 신문사서 보시고, (충격은) 더 심하시죠. 자식 먼저 보냈다고... 어머니는 약 안 드시면 못 주무세요.”

희대의 살인마가 저지른 극악무도한 사건...

그 날의 잔혹한 범행이 낱낱이 밝혀지면서, 가족들의 고통은 끔찍하다는 말로도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녹취> 오원춘 사건 피해자 남동생(음성변조) : “머릿속이 복잡하고, 복잡하다 못해 하얘지니까 그런 점이 굉장히 힘들죠. 참 기가 막힌 게 사람 마음을 어떻게 (이렇게) 미쳐버리게 할 수 있는지...”

지난 6월 오원춘에 내려진 1심 판결은 ‘사형!’!

하지만 4개월 뒤 열린 항소심에서 오원춘은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는데요, 검찰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

피해자 가족들은 이해할 수 없다며, 울분을 감추지 못합니다.

<녹취> 오원춘사건 피해자 남동생(음성변조) : “얼마나 더 잔인하게 해야 사형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요. 그 자식은 저희 누나 인권을 진짜 깔아뭉개버린 놈이었는데, 그런 놈 인권 왜 생각해 주는 거죠?”

지난 2010년,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후, 시신을 물탱크에 유기한 김길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는데요,

최근 재판부의 감형 판결이 늘면서 재판을 앞두고 있는 흉악범죄 피해자 가족들의 속은 타들어갑니다.

<녹취> 김홍일 사건 피해자 어머니(음성변조) : “숨을 쉬고 있어도 살아있는 게 아닙니다. 지금. 애지중지 다 키운 딸... 자식을 잃은 어미의 마음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하겠습니까...”

지난 7월.

울산에서 23살, 27살 자매를 살해하고, 55일간 도주행각을 벌인 김홍일.

<녹취> 김홍일(자매 살인 피의자) :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진짜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죽을 죄를 지었다고 했던 김홍일은 그러나 국선변호사를 통해 정신감정을 의뢰했고, 자신에게 불리할 것 같아 국민참여재판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김홍일 사건 피해자 아버지(음성변조 ) : “깜짝 놀랐어요. 정신감정 의뢰했다는 얘기 듣고. (김홍일이) 어떻게든 좀 감형을 받아보려고 이제 무슨 수를 쓰는 구나 그렇게 생각하니까 가슴이 막 끓어오르고, 분노가 치밀어가지고... 남의 목숨을 그렇게 쉽게 끊어놓고 자기는 그렇게 살고 싶은가...”

김홍일만 잡히면 끝이라고 생각했던 가족들.

싸움은 그때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딸들의 죽음을 생각하면 김홍일이 어떤 처벌을 받아도 한이 풀리지 않지만, 혹시나 김홍일이 낮은 형량을 받지는 않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녹취> 김홍일 사건 피해자 어머니(음성변조) : “아예 생활이라고는 포기했습니다. 완전히. (김홍일은) 이렇게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한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겨놓고... 우리는 이렇게 고통 속에서 사는데...”

생업마저 포기하고, 숨진 딸들의 친구들과 함께 전국적으로 서명운동을 벌인 것도 그 때문.

김홍일 사형을 촉구하는 진정서와 탄원서, 그리고 시민 2만5천5백여 명의 서명을 받아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바람은 단 하나, 김홍일이 저지른 죄의 댓가를 제대로 치르게 해 달라는 겁니다.

<녹취> 김홍일 사건 피해자 아버지(음성변조) : “저희 바람은 사형선고를 내리는 거 그것밖에 없죠. (그것이) 억울하게 비명에 간 (딸들) 원한도 갚는다고 생각을 하고요. 본보기라도 사형이 선고돼야 제2. 제3의 이런 범죄가 또 생기지 않고, 저희들처럼 아픈 마음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가야 될 사람들이 안 생기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범죄의 희생양이 된 고통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하는 피해자 가족들.

그들은 법원의 판결이, 피의자 뿐만 아니라, 무고하게 희생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헤아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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