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이 저지르는 성(性)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얼마전 경남 통영의 한 마을에선 60~70대 노인들이 같은 마을에 사는 지적장애 여성을 수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해 줄줄이 조사를 받았다. 올 1월엔 부천에서 70대 노인이 여중생에게 용돈을 주고 여관으로 유인해 성폭행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08년 성범죄 가해자 가운데 61세 이상 노인이 710명이었던 것이 작년엔 1천70명으로 3년 사이 50% 넘게 급증했다. 대검이 정리한 지난해 아동 상대 성범죄자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60대가 77명으로 전체의 9%, 70대 이상은 27명으로 전체의 3%를 차지했다. 60대 이상이 106명으로 20대(95명)보다 더 많고, 50대(115명)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다.
노인 성범죄는 우리 사회 관심의 사각지대에서 일어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특히 어린이와 지적장애 여성 등 약자를 대상으로 집요하고 지속적으로 자행되는 경우가 많다. 노인의 성에 대한 전반적인 무지로 인해 노인의 성적 충동과 성범죄의 잠재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틈새에서 범죄가 일어난다.
노인 성범죄 3년 사이 50%이상 급증
아동·지적장애 여성 등 약자에 자행돼
노인 성·고립 문제 국가어젠다로 다뤄야
보건복지부가 올해 초 발표한 ‘노인의 성생활 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의 3분의 2가 성생활을 하고 있으며, 35.4%가 성매수를 하는 등 성적 욕구가 여전함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노인의 성 문제를 외면하고 있어 노인들이 성적 소외에 내몰리고 있다. 노인 성범죄는 성적 욕구뿐 아니라 사회적 고립감 때문에 자행되는 경우가 많아 독거노인의 증가와 함께 더 늘어날 소지가 크다.
본보가 성범죄를 포함, 노인 범죄를 집중보도하자 경기도가 노인 성범죄 예방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노인 성교육 메뉴얼 개발, 노인 성교육 동영상 제작, 노인복지관 종사자 대상 성상담 전문교육, 노인상담원 교육후 노노(老-老 )상담 실시 등이 사업의 주요 골자다.
도가 노인 성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종합대책을 내놓은 것은 시의적절하다. 하지만 상담·교육에만 치우쳐 종합대책으로 부족한 감이 있다. 사각지대의 노인들까지 어떻게 교육할 지도 의문이다.
노인의 성과 고립의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하는 해법, 노인복지 강화 등 실효성있는 정책이 있어야 한다. 남성 노인들이 밀집한 농촌지역 등에 사는 성적 약자들의 보호대책도 나와야 한다. 노인 성범죄 문제는 단발적인 처방이 아닌, 국가의 중요한 정책 어젠다로 다뤄져야 할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