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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사설 - '묻지마 범죄', 소외계층 대책이 먼저다
조회 : 18,126
2012.08.24 16:06
엊그제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 ‘묻지마 칼부림’이 벌어졌다. 피의자 김모(30)씨는 평소 원한을 품고 있던 전 직장동료 2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김씨는 경찰에 체포된 직후 6명을 죽이려 했다고 진술해 충격을 더해 주고 있다. 이같은 묻지마 범죄는 이달 들어서만 이틀에 한번 꼴로 발생하고 있다. 언제라도 자신이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때문에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당장 경찰의 부실한 치안대책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이날도 범죄현장 근처인 새누리당 당사 주변에 경찰력이 배치돼 있었는데도 늑장 출동해 피해규모가 커졌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19일 발생한 인천 부평의 폭력사고 때도 출동한 경찰이 현장을 그대로 두고 떠나는 안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반영해 김기용 경찰청장은 22일 사건현장을 찾아 “강력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활동을 철저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새누리당도 치안 예산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경찰의 ‘늑장 출동’ 책임 크다)

일차적으로 치안대책이 허술했던 경찰의 책임이 크다. 그러나 치안강화와 예산 증액으로 ‘묻지마 범죄’를 근절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최근 발생한 범죄 대부분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묻지마 범죄’는 자포자기형이란 특징을 갖고 있다. 피의자 대부분은 직장이 없거나 하루 벌어 먹고 사는 노동 소외계층이었다. 법의 처벌을 받을 걸 알면서도 세상에 대한 적개심으로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폭력을 휘둘렀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높은 실업률 ▲커지는 가계 부채 부담 ▲심각한 경쟁 환경 등에 따른 ‘사회적 스트레스 상황’이 낳은 부작용이라고 진단한다. 경쟁에서 밀려난 사람들은 사회 안전망의 도움없이 곧바로 극한 상황으로 몰리면서 ‘사회적 외톨이’가 돼 버린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줄이고 사회안전망 확충을)

사회적 소외를 초래한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역시 경제난이다. 여의도 사건의 피의자도 생활고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연초 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네 가구중 한 가구는 최근 5년간 최저 생계비도 벌지 못하는 절대빈곤을 경험한 바 있다. 점차 심해지는 양극화 현상은 이들에게 출구없는 좌절감을 안겨 주며 잠재적인 사회저항세력으로 내몰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노동 소외계층의 무차별 범죄를 경험했던 일본이 서둘러 비정규직 대책 마련에 나섰던 것은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난히 비정규직이 높은 한국은 그 댓가를 치르는 징후를 보이는 것이다.

더 이상 늦기 전에 경제적으로 소외되거나 좌절하는 계층을 껴안을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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