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문제에 대해 정부나 전문가 등도 심각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대책도 없고 전문기관도 전무한 상태이다.
청소년범죄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수 많은 대책과 시설들이 있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고령화 속도에 비해 노인범죄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현실에서, 노인범죄는 인구통계학적 요인보다는 원한ㆍ분노나 경제적 빈곤 등 심리적ㆍ경제적 요인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2008년 한국범죄심리학회에 발표된 ‘노인범죄의 동향과 심리’ 연구에 따르면 노인 범죄자의 범행원인으로 원한과 분노(43.1%)가 가장 많았고, 부에 대한 욕심(20.3%), 공범자들의 유혹(9.4%) 등이 뒤를 잇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 조기 퇴직·은퇴 ‘경제적 그늘’
8일 통계청 발표를 기준으로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0.8세이다. 이에 반해 직장인 평균 은퇴 연령은 53세로 5년전 조사보다 한 살가량 줄었다.
전체 노인 중 54.2%에 달하는 연금이나 저축이 없는 은퇴 노인의 경우 30년 가까이 고정 수입 없이 경제적 고립과 노후 불안에 허덕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같은 구조 속에 전체 범죄 중에서 노인 재산범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2.7%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0년 5.7%로 두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지난 2월 8일 안산에서 직장을 그만두고 생활고를 겪던 중 방값과 숙박비 등을 마련키 위해 수도권 전철역 주변 사우나 등을 돌며 38차례에 걸쳐 4천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60대 노인이 경찰에 검거됐다.
불안한 노후·고독·빈곤한 삶 범행 유혹 쉽게 빠져들어
재범행차단‘교정시스템’전무 넘치는청소년상담과대조
지속적인 감시·예방활동 전담 전문화된 독립기관 시급
■ “잔소리 때문에…” 분노 조절 장애
노인 재산범죄와 함께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는 것이 폭력과 강간, 살인 등 강력범죄다. 전체 범죄 중에서 노인 강력범죄는 지난 2000년 4.6%에서 2010년 9.6%로 5.0%p나 늘었다.
노인 범죄 원인 중 40.3%를 차지한 원한과 분노의 조절 장애가 강력범죄의 원인 중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
실제 지난 2월22일께 평택의 한 가정에서 평소 자신에게 잔소리를 많이 했다는 이유로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아내를 당구 큐대로 때려 숨지게 한 60대 남편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에 앞선 지난 1월17일 고양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아내(74)를 둔기로 내리쳐 숨지게한 혐의로 남편(74)이 구속되기도 했다.
■ 교정·피해 상담시설 없어
이같은 상황에도 도내를 포함한 국내 전체를 봐도 노인 범죄자에 대한 독립적인 교정 및 재발 방지 프로그램은 물론 노인 대상 범죄 피해자에 대한 전문 상담 기관 조차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에는 노인전문보호기관(2곳), 노인종합상담센터, 노인자살예방센터(18곳), 노인복지관(44곳) 등의 전문 보호 및 상담 기관을 보유하고 있지만, 범죄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보다는 노인 학대나 자살에 대한 상담 기관만 운영되고 있다.
이는 1990년대 후반부터 사회문제로 쟁점화된 청소년 범죄와 관련해 법무부와 여성가족부, 각 지자체 등지에서 경쟁적으로 수 십개에 달하는 독립적인 치료와 보호 및 상담 기관을 두고 운영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 노인 기관은 학대나 자살에만 집중할 뿐 노인 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노인범죄는 노인 학대나 자살과 양상이 전혀 다르므로,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기관을 두고 노인 범죄자와 피해자에 대해 지속적인 감시와 재발 방지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