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중앙경찰학교 교정에서 열린 제272기 졸업식에서 경찰로 임용된 김보경(여·31) 경장은 정신보건 임상심리사로 근무하다 경찰의 길로 들어선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경찰 공무원에 지원한 이유에 대해 김 경장은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의 경우 처음에도 정신적인 충격이 크지만 바로 상담받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충격은 더 커진다”며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정신적으로 초기 대응을 잘해줘서 추가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김 경장은 지난 2004년부터 정신보건 임상심리사로 일하면서 성범죄 피해자들을 접했다. 피해 여성들이 성폭행을 당한 직후 제대로 된 상담을 받지 못하고 여러 병원을 오가며 상처를 키우는 것을 본 그는 피해자들에 대한 초기대응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김 경장은 “성폭행 피해자들은 주변의 시선 때문에 2차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앉아서 피해자를 기다리기보다 직접 범죄 피해자를 찾아 상담하고 치료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경장이 경찰이 되기로 결심한 데는 남편의 영향도 컸다. 그의 남편은 현재 서울 송파경찰서가락지구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송상현(32·오른쪽) 순경으로 이날부터 김 경장 내외는 ‘부부 경찰’이 됐다. 그는 “남편으로부터 실제 범죄 피해자들이 사고 직후 정신적으로 어떤 고통을 당하는지 듣고 경찰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남편 송 순경은 “아내가 평소에도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성격이어서 범죄 피해자들도 잘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피해자 상담요원으로 활동하며 성폭행 피해 여성들을 잘 보살펴 주는 경찰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경장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주요 성범죄 사건들을 보며 “성폭행을 당한 여성들이 어떤 마음으로 생활할지 생각하면 가슴이 아팠다”며 “이들이 2차 피해를 당하지 않고 당당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중앙경찰학교는 이날 김기용 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가 참석한 가운데 졸업식을 거행하고 1781명의 신임 경찰을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