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전 4시, 5㎜ 이상의 비가 내리자 서울 은평구 북한산 곳곳에서는 비 피해를 우려하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아침운동을 위해 북한산에 올랐던 주민들 서너명은 방송을 듣자 서둘러 산에서 내려왔다. 지난 6일 오전 2시40분, 불광천 산책로가 물에 잠길 기미를 보이자 통행을 금지하는 경고방송이 울려퍼졌다. 은평구는 수해 위험지대인 북한산과 불광천에 일정량 이상의 비가 내리면 ‘청개구리 기상 예보 시스템’을 통해 경보방송을 내보낸다.
일부 자치구들의 수해 등 재난·재해 대비가 첨단기술을 응용하면서 진화하고 있다.
은평구는 주말 평균 3만명이 다녀가는 북한산 응봉에 강수량, 풍향·풍속 등 기상정보를 20분 단위로 수집하는 시스템을 설치해 가동 중이다. 상류가 아닌 중·하류 계곡 강수량만 측정, 재난경보를 안내했던 이전보다 사고에 빠르게 대비할 수 있게 됐다. 기상정보는 관제센터로 전송돼 강수량이 15㎜ 이상 관측되면 자동으로 북한산, 불광천 등 16곳에서 대피 안내방송이 나간다. 은평구는 또 불광천, 진관천 등 18곳을 24시간 모니터링하는 재난감시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위험이 발생할 경우 소방서와 경찰서에 바로 전달하도록 했다. 은평구 관계자는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정착되면 수집된 정보를 인근의 서대문구와 북한산관리공단에 제공해 재난대비에 공동으로 대처할 것”라고 밝혔다.
은평구가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북한산 응봉에 설치한 기상관측소에서는 강수량, 풍향·풍속, 기압 등 기상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 은평구 제공
마포구는 모든 직원이 재난 정보를 공유하는 ‘실시간 재난관리 시스템’을 자체 개발, 운용 중이다. 재난발생 시 현장 지원까지 평균 40분 걸리던 게 시스템 개발 이후 민원이 들어오면 즉시 방문이 가능해졌다. 마포구는 이 시스템상의 온라인 지도에 침수 등 피해가 발생한 위치를 표시해 체계적인 재난 관리자료로도 활용하고 있다.
성동구도 산을 잘라 공사 중인 사면, 산림 내 위험한 시설물을 같은 위치에서 계속 촬영해 변화과정을 파악하는 전산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이상 변화가 생길 경우 즉각 예방 조치를 통해 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서울시내 모든 자치구들이 지난해부터 운용하고 있는 ‘침수 가구 일대일 돌봄서비스’는 ‘아날로그식’ 재난 대응책으로 주민들의 호응이 높다.
재작년 수해 때 반지하 세 가구가 물에 잠긴 이후 비만 오면 잠을 못 잤던 광진구의 이영래씨(60)는 돌봄서비스를 이용하면서부터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한다. 종일 비가 내린 지난 6일에도 이씨의 연립주택에는 광진구 재무과의 원경연 주임이 3차례 오가면서 빗물펌프 상태 등을 점검했다.
광진구는 올해 침수취약 주택 및 상가 등 총 443가구에 324명의 돌봄공무원을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