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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보호까지 민간에 떠넘긴 검찰
조회 : 39,822
2012.04.17 03:51
피해자보호까지 민간에 떠넘긴 검찰
이범준·류인하 기자 [email protected]
ㆍ삼성 계열사 에스원과 업무협약 체결

검찰이 범죄 피해자 신변보호를 삼성 계열사인 에스원에 맡기기로 했다. 국가의 기본 임무인 치안을 사설업체에 넘긴 격이다.

대검찰청은 16일 경비업체 에스원과 ‘피해자 위치확인 및 출동 서비스 제공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보복당할 우려가 있는 범죄 피해자, 중대범죄 신고자, 증인 등에게 에스원의 위치확인 장치와 현장출동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긴급버튼을 누르면 에스원 관제센터에 긴급신호가 송출되고, 위험이 확인되면 출동요원이 출동과 함께 경찰의 112에도 신고하는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에스원의 긴급구조 서비스인 ‘지니콜’을 이용한 것이다. 검찰은 “경찰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없는 상황에서 당장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대책을 한 단계 강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범죄 피해자 신변보호 업무를 맡고 있는 경찰은 “국가 공권력을 사설업체에 맡기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의 업무협약 사실은 처음 듣는다”며 “검찰에서 의견이나 사실 조회를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이 경찰과 함께 중장기 치안시스템을 논의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민간기업과 협력한다면 형사체계가 중구난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치안의 절반 이상을 민간으로 넘긴 미국의 경우 빈부 격차에 따라 생명을 보호받는 정도가 달라진다. 2003년 이라크전 당시 최고행정관 폴 브레머를 경호한 것은 군대가 아니라 민간회사 ‘블랙워터’였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동부를 강타했을 때 치안을 담당한 것도 경찰이 아니라 이 회사다. 미국의 민간경찰은 연방정부와 주정부에 속한 경찰보다 많다. 돈이 없으면 받을 수 있는 치안 서비스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신동운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과 달리 유럽은 국가가 돈을 들여 치안을 유지하고 시민을 보호한다”며 “국가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구체적인 토론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은 법무부의 범죄 피해자 보호기금 4억원을 에스원에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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