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2시30분 인천 남동구 상인천여중 1층 도서실. 이 학교 1학년 학생 30여 명이 책상에 앉아 누군가를 목 놓아 기다리고 있다.
드디어 양복 차림의 젊은 남성이 등장했다.
여학생들이 교단에 선 그를 향해 "사랑합니다"라며 인사하자 남성 역시 얼떨결에 "사랑합니다"라며 화답 인사를 했다.
인천지검 형사5부 나영욱(30·사법연수원 37기) 검사다.
나 검사는 이날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하기 위해 1일 강사로 교단에 섰다.
강의에 참석하지 못한 나머지 전교생 620여 명도 학교 방송을 통해 나 검사를 주목했다.
"가방에 개구리를 넣어 친구를 놀라게 해도 학교폭력이 될 수 있어요."
"단지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따돌림 당하는 학생에게 '이리 좀 와봐'라며 윙크하는 것도 학교폭력이랍니다."
학생들은 학교폭력 유형에 대한 설명에 귀를 쫑긋 기울였다.
일부 학생은 친구 간에 장난으로만 여겼던 행동들이 학교폭력이었다는 사실에 미안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친구의 괴롭힘으로 결국 목숨을 끊은 대구 중학교 피해자 사건을 설명되자 안타까운 분위기가 감돌기도 했다.
"우리 학생들도 잠재적인 피해자, 가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뒤이은 나 검사의 설명에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학생들은 모두 미래가 있는 소중한 존재입니다"라며 "검찰은 이런 학생들에게 극심한 피해를 입힌 학생들에 대해선 경각심 차원에서 중하게 처벌합니다"라고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수사기관의 굳은 의지를 비추기도 했다.
이날 강의의 중요 대목은 '학교폭력을 방관하는 학생들도 가해자'라는 설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