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범죄피해자보호기금법이 시행되면서 한 해 동안 거둬들인 '벌금의 4%'를 범죄 피해자 지원을 위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구조금 예산은 지난 2010년 32억6천800만원에서 올해 95억8천400만원으로 규모가 3배 가까이 커졌다.
하지만 기금에 의존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벌금의 징수율이 매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벌금의 징수율이 매년 줄어들면서 기금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정부 다음으로 피해자들을 돌봐야 하는 지자체의 관심도 멀어지는 실정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인천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1억8만원을 지원했으나 올해는 이 예산의 10%를 삭감한 1억6천200만원을 지원하는데 그쳤다.
재정 위기 때문이라 해도 범죄피해자들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결국 이와 같은 고민과 우려는 범죄피해자들이 정부와 지자체에만 기대야 하는 구조 탓에 생겨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국민 성금이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곽대경 동국대 교수는 "정부가 범죄피해자를 돕는 예산을 모두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많은 국민들이 범죄피해자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데 동참하는 사회 분위기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민간단체와 컨트롤 타워로 범죄피해 지원 '극대화'
그러나 무작정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랄 수는 없다. 그보다 먼저 그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틀이 필요하다.
한국범죄피해자지원협회(코바-KOVA)는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순수 민간단체다. 전국에서 유일하다.
협회 박효순 사무총장은 "영화 '도가니'로 이슈가 된 인화학교 사건 피해자도 지원했다"며 "민간단체의 장점은 까다로운 기준으로 정부로부터 지원받지 못한 피해자에게도 손길을 내밀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기관과 단체 등을 한데 묶은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범죄 피해로 고아가 된 최호철(가명·15)군은 인천경찰청 인권피해자보호팀 덕분에 웃음을 찾았다.
아버지를 여의고 노래방을 운영 중인 어머니와 단 둘이 살던 그는 지난해 초 어머니가 손님에게 살해당해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이 때 인권피해자보호팀이 직접 나서서 구청과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 관련 단체와 기관을 모두 한 자리에 불러 모았다.
그 결과 최군은 생활비, 구조금, 심리 치료 등을 지원받을 수 있었고 현재는 정신적 충격을 많이 극복한 상태다.
인권피해자보호팀 김지나 경사는 "범죄피해자를 도울 수 있는 창구가 통합되면 피해자 지원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피해자들이 신속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