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사건을 전담하는 경찰관이 수사 과정에서 알게 된 성폭력 피해 여성을 사적으로 만나 성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해당 수사관에 대한 형사 책임 문제와는 별개로 사건 관계자와의 사적 만남을 금지한 경찰공무원 행동강령을 위반했다고 보고 책임을 묻기로 했다.
전남지방경찰청 성폭력 특별수사대는 자신이 조사 중인 성추행 사건 피해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성폭력 특별법상 강간)로 순천경찰서 A(47) 경위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4일 밝혔다.
경찰은 앞서 지난 2일 A경위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피해자 진술이 상당부분 확보됐고, A경위에 대한 방어권 보장 등을 위해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됐다”고 설명했다. A 경위는 지난 2일 새벽 순천의 한 모텔에서 자신이 담당한 성추행 사건 피해자인 20대 여성 B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A 경위와 B씨는 함께 술을 마시고 지난 2일 새벽 1시께 인근 모텔로 들어갔으며, 4시간여 흐른 5시께 B씨의 연락을 받은 지인이 112에 “B씨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이후 경찰이 현장을 급습해 확인한 결과, B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남성이 순천경찰서 성폭력 전담 수사관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A 경위가 지난달 중순께부터 B씨의 성추행 피해 신고 사건을 맡아 수차례 소환조사를 해왔던 사실도 확인됐다.
A 경위는 그러나 “상호 합의하에 관계를 가졌다. 강압에 의한 성관계가 절대 아니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A 경위에 대한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사건 관계인과의 사적 만남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경찰공무원 행동강령(경찰청 훈령)’위반으로 보고 책임을 묻기로 방침을 세웠다.
/순천=김은종기자 e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