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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은 어른 사회의 자화상이다
조회 : 43,455
2012.03.05 21:12
학교폭력은 어른 사회의 자화상이다
2012년 03월 05일 (월) 인천신문 [email protected]

지난 해 겨울 대구 모 중학교 학생이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이래로 학교폭력 문제는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었다. 현장 교사로서 관찰한 바에 의하면 학교폭력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시작되어 한 반에 최소 한 두 명 이상의 피해 학생이 나오며 어른들의 개입이 있더라도 단시간 내에 극복하기 어렵다.


따돌림을 당하는 이유도 여러 가지로 성격이 괴팍하거나 지저분하다는 것은 점잖은 축에 속한다. 공부를 못한다거나, 가난해서 입성이 변변치 못하다는 것, 심지어 말수가 적다는 성격 특성마저도 왕따의 사유가 되는 데에는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사태가 이렇게 되도록 교사들은 무엇을 했느냐고 질책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우리 학생들의 심성이 이 지경으로 황폐해진 것이 오직 교사만의 책임인가에 대해서는 쉽게 동의할 수 없다. 학교폭력은 일그러진 어른 사회 병폐의 자화상일 뿐이지 갑자기 어디서 뚝 떨어진 문제는 아니다. 그러기에 근본적인 해결을 원한다면 우리 삶의 방식을 진지하게 성찰하고 개선하는 수밖에 없다.


먼저 경쟁교육과 관련하여 현 정부 들어와서 학생들의 생활이 한 층 더 팍팍해졌음을 지적하고 싶다.


진단평가, 중간·기말고사, 국가수준 학력성취도 평가 등 숨 쉴 틈 없이 조여대는 시험 준비 교육과 성적으로 경쟁시키고 서열화하는 정책은 결과적으로 건전한 학급 공동체를 붕괴시키고 있다. 집단 간 경쟁에서 평균을 깎아먹는 학생은 이젠 더 이상 연민과 배려의 대상이 아닌 공공의 적이 된다.


두 번째로 포용력 부족은 더 큰 문제이다. 집단 따돌림 예방을 위한 교육에 자주 나오는 격언으로 “다르기 때문에 소중하다”는 말이 있다. 학생들 사이에 퍼진 문화적 획일성에 근거한 폭력을 경계하는 문구지만 과연 어른 사회는 얼마나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의 의견에 대해 관용을 베풀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 단적인 예로 집권 보수 세력이 보여주고 있는 노조 배제 전략을 들 수 있다. 자본주의사회의 약자인 노동자들이 단결하여 권익을 찾는 움직임에 대해서 현 정부는 ‘노사관계 선진화’라는 미명하에 기존 단협 폐지와 협상 회피 등의 노조 무력화 전술을 권장해 왔다. 한마디로 무릎 꿇고 굴종하면 일자리 정도는 봐주겠다는 것인데 이게 군소리 말고 ‘빵셔틀’을 하면 보호해주겠다는 일진의 논리와 얼마나 다른 것인가?


우리 사회의 주류가 비주류를 배제하는 방식은 비열하고 매몰차기 이를 데 없다. 집단의 비리나 구태에 도전했던 내부 고발자나 소수 의견자에 대한 배제 방식을 살펴보라. 파면, 구속, 자격 박탈, 뒷 조사 등 한 개인의 삶을 피폐화하여 재기 불능의 상태로 만들고 이를 시범 케이스 삼아 평범한 구성원들에게 보임으로써 무언의 위협을 가한다는 점에서 일진 폭력의 야비함과 비교해 그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다.


인천시교육청은 교과부 지침을 참고로 나름의 학교폭력 대처 방안을 만들었다고 한다. 학생을 살리는 방법이라면 좋다는 것은 뭐든 다 실천해 봐야 할 것이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어른인 교육청은 아이인 학교폭력 가해자에게 배제보다는 포용이, 승자 독식보다는 약자 배려가 더 소중한 덕목임을 훈화할 자격을 과연 갖추었냐는 것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해지하고 4년 세월을 버티기로 일관했으며 갖은 명분으로 지도부 해직과 징계를 남발해 놓고서 아이들에게는 “다르기 때문에 소중하다”를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위선이고, ‘바담 풍’ 교육이다. 지금이라도 경쟁 교육의 광풍을 진정시키고 소수 의견과 사회적 약자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대화하는 따뜻한 교육행정으로 전환하는 것만이 근본적 해결 방법이 될 것임을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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