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적장애가 있는 동거녀의 9세 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지적장애가 있는 동거녀의 9세 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미성년자 유사성행위)로 기소된 피고인 최모(47)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최씨에게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명령을 내리고 형이 확정되면 신상정보를 등록하게 했다.

법원에 따르면 최씨는 지적장애 3급 여성 A씨와 교제하다 지난 2012년부터 동거를 시작했다. 당시 A씨의 딸 B양도 A씨와 마찬가지로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아 장애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B양은 2013년 11월 2~4일 일시 귀가했다가 최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자신의 이모할머니에게 털어놓았다. 이모할머니는 장애인인권센터에 상담을 요청했고 센터는 최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최씨는 B양이 지적장애인이라서 경찰이 B양의 진술을 믿지 않으리라 판단해 혐의를 부인했으며 “이모할머니가 B양에게 허위 진술을 시켰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최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B양은 윌리엄스 증후군을 앓아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윌리엄스 증후군은 공간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지적 능력은 떨어지지만, 학습능력에서는 기억력과 기술습득 능력이 뛰어난 증후군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B양의 지적 능력을 고려할 때 피해자가 진술하는 내용은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지어낼 수 없는 내용”이라며 “진술이 이모할머니에 의해 유도됐거나 오염됐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동거녀의 어린 딸을 강간해 죄질이 좋지 못하고 피해자는 치유할 수 없는 정신적인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됐다”며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점, 피고인이 동종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